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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의 섬들2/幻

고백을 하자면

 

어떤 음악은,

 

처음 들을 때는 뭐 그저 그런가보다 싶지만

 

 조금 지나면 신이 나고,

 

신이 나서 자꾸 허리가 돌아가고,

 

그 단계가 지나면 어쩐지 크리스탈 아니 멜랑콜리하고,

 

더 지나면 울컥 눈물이 나오려 하는데

 

어어 이거 내가 왜 이래 미쳤니,

 

하다 보면 진짜로 눈물이 막 나온다.

 

둑이 터진 듯이,

 

빗빚장이 풀린 듯이

 

눈물이 마치 가을날의 날카로운 햇살처럼 가슴을 마구 쑤셔댄다.

 

그리고 끝이라면 나도 이런 말 안 하겠지만,

 

지만,

 

고맙게도 끝은 아니고 뭔가가 보인다.

 

보이기 시작한다.

 

개운한 뭔가가,

 

이를테면 카타르시한 뭔가가.

 

이것은 흡사,

 

아니 꼭

 

인생의 어떤 사이클을 닮았다.

 

어떤

 

어떤?

 

이것까지는 차마,

 

차마 나도 말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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