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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

위대한 바보 코보(14) 학교를 집으로 가져온 초아 코보는 초아가 집으로 가져온다는 학교가 굉장히 큰 무엇일 거라고 생각했다. 크지 않더라도 최소한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놀라운 무엇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초아가 가져온 것은 노트 한 권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노트 한 권도 아니고 노트 석 장이었다. 노트 한 권에 설계도와 설명이 그려져 있고 씌어 있었다. 그것이 딱 석 장이었다. 열람실에 있을 때 소리가 들렸다. 사서 아줌마가 기쁜 목소리로 “어머 초아네, 정말 오랜만이야.”했고, 뒤를 이어 초아가 “안녕하세요, 코보 여기 있지요?” 했고, 다시 사서 아줌마의 목소리가 “저기, 열람실에.” 했다. 코보는 그 모든 소리를 듣고서도 못 들은 것처럼 가만히 앉아 있었다. 내숭을 떨자는 것은 아니었다. 초아의 목소리만 들리면 항.. 더보기
위대한 바보 코보(12) 방학은 자기가 필요할 때 내는 것이라고? “어이, 코보 선생.” 아침 일찍 초아가 마당으로 들어서며 거드름을 피웠다. 코보는 방에서 그 소리를 듣고 문을 살짝 조금만 열었다. 얼굴을 문 밖으로 내밀거나 밖으로 나갈 자세를 취하지는 않았다. 들어오든 말든 알아서 하라는 투로 그냥 쳐다보기만 했다. “넌 아직도 슬프냐? 섭섭해? 꼭 색시 같다 야.” 방으로 들어서며 키득거리는, 키득거리며 점점 가까워지는 초아를 코보는 감히 어떻게 해볼 수가 없었다. 두 발이 저절로 뒤로 물러서고 있었고, 눈은 어느새 초아가 아닌 그 뒤의 마당을 보고 있었다. “니들은 갈수록 거꾸로가 돼 가는구나, 응? 거꾸로가 돼 가.” 할머니가 부엌에서 앉은걸음으로 다가오며 혀를 찼다. 초아가 즉각 “그렇지요, 할머니? 코보는 이제 완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