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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의 섬들2/死

얄미운 대통령

 

코란의 나라 아프가니스탄을 하나님 나라로 바꾸겠다는 야심을 가슴에 가득 안고 떠났다가 잡힌 이들이 석방되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나오더니 그 뒤를 이어 구상권 얘기가 나왔다.

 외교부 직원이 분당 샘물교회 관계자를 만나 시신인도 비용과 살아 있는 이들의 항공료를 부담하라 했고 교회와 가족들이 동의했다는 거다.


 언뜻 보면 그저그런 뉴스 같은데, 그런데 꼬집어보면 매무매우 수상하다.

 우선 그 시점이 너무 빠르다.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구상권 얘기를 굳이 꺼내야 하나?

 게다가 구상권을 적용해서 받아내게 낼 될 돈도 몇 푼 안 된다.


 이것은 국민을 상대로 하는 전략임이 분명하다.

 외교부만의 단독 전략은 아니었으리라 여겨진다.

 두말 할 것도 없이 대통령 노무현의 선수치기다 이것은

 아젠다 선점에 발군의 역량을 보여 온 노무현 대통령의 국민 바보 만들기라 해도 말은 된다.


 피랍사태 초기부터 네티즌들은 벼르고 있었다. 가지 말라는 곳을 갔으니 모든 책임을 그들에게 물어야 한다고.

 정보통신부에서는 네티즌들의 그러한 글들을 정신없이 삭제요청 하고 다니느라 볼 일을 못 봤던 것으로 알려진다.

 기독교 반대를 표방하는 카페가 수십 개 새로 만들어졌다.


 이제 그들이 돌아오면, 어떤 식으로든 반기독교 인사들의 행동이 있게 될 것이다

 예상되는 행동 가운데 하나로 손해배상 청구소송 같은 것을 들 수도 있다. 구체적인 행동이야 무엇이든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결집력은 무섭다. 다 틀려버린 것처럼 보이던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밀어올린 것도 네티즌들이다.

 네티즌들의 잠재적 폭발력을 너무나도 잘 아는 노무현 대통령,

 그가 이제 네티즌들의 허를 찔렀다.


 구상권,

 오 그놈의 구상권.

 눈 가리고 아웅 까꿍 하자는 것도 아니고 그게 뭐냐?


 항공료?

 그거야 어차피 그들의 귀국비용 아니던가?

 그들이 작성한 문건을 보면 열흘 동안의 비용 총액이 대략 이백오십 만원쯤인데 항공료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뭔놈의 새삼스런 구상권 운운이냐.

 

 외교부 관계자는 아마도 교회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비용을 부담하는 모션을 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우 시끄러워질 수도 있다. 그리하여 교회 관계자는 아 그럼요ㅡ 그럼요, 했을 거다.


 이렇게 잔대가리까지 굴려야 하는 대통령의 위치가 참 한심하고 서글프다마는,

 그런데 독실하고도 또 독실하신 어느 기독교 신자께서는 구상권 부문에 대해 쩨쩨하다고 정부를 나무라고 있다. 이런 닭대가리들이야 어차피 논외라 친다 하더라도, 어쨌든 대통령, 참 많이도 얄밉다.


 이렇게까지 그들을 두둔해서 뭘 얻어먹겠다고 그러는 것일까. 어제 수요예배에서 어느 개독먹사는 이명박은 하나님이 골라내신 대통령이라고 하던데, 쩝, 하기야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그리 만만한 자리는 아니겠지, 그렇지만도, 얄미운 것은 얄미운 거다.